미래의료와 P4 Medicine

지난 학기에 치과대학 학생들의 유전학 시험 답안지를 채점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시험 문제로 미래의료와 P4 Medicine의 개념을 쓰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시험을 채점하면서 학생들의 창의적인 오답에 (e.g. Premium, Precious, Portal, Perfect 등등) 채점이 재미있더군요. 사실 P4 Medicine은 미래 의료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개념적으로 잘 보여주는 이정표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P4 Medicine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Medicine will move from a reactive to a proactive discipline over the next decade—a discipline that is predictive, personalized, preventive and participatory (P4). P4 medicine will be fueled by systems approaches to disease, emerging technologies and analytical tools. There will be two major challenges to achieving P4 medicine—technical and societal barriers—and the societal barriers will prove the most challenging.

Predictive, personalized, preventive, participatory (P4) cancer medicine, 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 8184-187

위의 글은 P4 Medicine에 관해 잘 정리된 논문의 초록 중 일부를 가져온 것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의료 행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의 의료는 전문가인 의사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당히 정보 비대칭적이었으며 환자 개인도 전적으로 모든 것을 의사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의사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를 치료했고, 대부분의 진료는 질병이 발생한 이후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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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의료는 환자가 모든 것을 전문가인 의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치료도 의사의 경험에 의해서 결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질병의 병인 기전에 대한 이해와 기술, 과학이 발달하면서 의료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 P4 Medicine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P4의 세부적인 내용들을 살펴보면, 그 의미가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how-p4-medicine-helps-maximize-patient-engagement

  1. Preventive: 의료는 더 이상 질병의 증상이나 질환이 진행되기 시작했을 때 치료를 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2, 3차 의료에서 질병 발생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는 1차 의료로 그 포커스가 옮겨가고 있으며, 이를 잘 나타내주는 것이 Preventive Medicine 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건강인을 대상으로 비만을 예방하기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이며,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알려진 질병 위험 인자들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입니다.
  2. Predictive: Predictive Medicine의 많은 부분은 과학과 의료의 발달에 기인합니다. 질병의 진행, 치료 반응, 예후 등 많은 부분을 환자 개개인의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이 가능한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개인의 유전 정보가 되겠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 연구가 필요하지만 미래 의료의 방향은 Predictive Medicine의 실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3. Personalized: Precision, Individualized, Tailored Medicine과 일맥 상통하는 개념입니다.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의료에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약물에 대한 반응이나 용량 처방 결정, 면역 수용체에 따라 다른 종류의 항암제 사용 같은 예가 있습니다.
  4. Participatory: 더 이상 의료는 의사에 의해 한쪽 방향 (unidirectional)으로 일어나는 행위가 아닙니다.  이제는 환자와 의사, 더 나아가 커뮤니티 내에서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일어나는 행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헬스케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모든 개인들의 스스로의 건강 정보를 1차적으로 관리하고 참여하게 될 것이며, 여기서 생산된 데이터에 기반한 선순환의 고리가 더더욱 의료를 발달시킬 것입니다.

종합하면, 미래의 의료 패러다임은 의료 및 과학 기술의 발전에 기반하여, 질병 발생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위험도를 예측하며, 질병이 발생된다하더라도 개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로 시행되는 것으로 바뀔 것이며, 이러한 모든 과정에 개인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더 이상 의료는 의사라는 전문가 집단이 아니라 하더라도, 모든 개인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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