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ia에 있는한 논문 쓰기는 이제 필수가 되었습니다. 저는 논문을 쓰기 시작한지 이제 5년째인데, 항상 논문을 쓰면서 하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었습니다. 전공의 2년차 때 첫 논문을 썼는데, 아무도 어떻게하면 쓸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주지 않았고, 교수님들은 바쁜 임상 업무로 제대로된 논문 지도를 해주실 여력이 없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럴 때 가장 스승은 리뷰어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논문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는 입장이지만, 추후에 처음 논문을 처음 쓰거나, 논문 쓰기위해서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그동안 겪으면서 유용하다고 생각했던 자료들과 팁들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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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학술 논문 작성법: KOOC 인터넷 강의
KOOC을 통해 가입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인터넷 강의로, KAIST 물리학부 박용근 교수님의 과학 분야 학술 논문 쓰기에 대해 쉽게 정리한 명강의입니다. 처음 논문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꼭 수강하기를 추천합니다. 챕터별 강의로 되어 있어, 해당 챕터의 파트를 작성할 때 부족한 점을 돌이켜보기 위해서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한가지 덧붙이면, KOOC에서는 여러 유용한 강의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많은 좋은 강의들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합니다.
II. 학술적 글쓰기를 위한 도서
주변 선배들과 지인들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는 도서 중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책 2개를 올립니다. 논문 쓰는 법에 대한 많은 국내 도서들이 있지만, 영어로 논문을 쓰려면 실제로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고 글을 쓰는 법을 터득해서 따라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원서로 된 아래의 도서를 추천합니다.
첫번째 책은 논문을 어느 정도 써본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논문을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할 때 도움이 많이 되는 중,고급 수준의 책이고, 두번째 책은 제목에 나와 있듯이 Native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잘 풀어서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조금 더 쉬운 책입니다.
1) Writing Science: How to Write Papers That Get Cited and Proposals That Get Funded
2) Science Research Writing for Non-Native Speakers of English
위의 도서들은 아마존 링크로 대신합니다만, 국내에서도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II. 논문 작성을 위한 개인적인 팁
마지막으로 제가 논문을 쓰는 방법 및 팁에 대해서 정리하고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 시작이 반이다. 일단 어떤 형태로든 쓰기 시작하라. 첫 논문 쓰기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 이런 얘기 많이 하시는데, 백번 맞는 말입니다. 어차피 처음은 누구도 잘 쓰기 어렵습니다. 직접 논문을 써보고 전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한번 경험을 해봐야, 다음에 더 좋은 글 쓰기가 가능해 집니다.
- 논문 쓰는 순서? : 이건 개인적인 취향 차이입니다. 그러나 Method section은 자기가 한 방법에 대해서 특별한 생각 없이 그냥 기계적으로 나열을 하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여기 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대개 큰 틀은 Method > Figure & Table 만들기 > Result > Introduction > Discussion > Abstract 순서로 씁니다. 사실 일단 개별 파트를 쭉 나열하고, 어떤 파트던지 일단 생각나는대로 씁니다. 그리고 계속 페인트를 덧칠하듯이 고치고 다시 쓰다보면 얼추 논문이 점점 형태를 갖춰 갑니다. 명필가들도 하나의 글을 위해 수없이 퇴고를 반복하는데, 한번에 논문을 다 쓰려고 하는 것은 큰 오만입니다.
- Introduction: 사실 많은 책과 강의에서 Intro는 역삼각형 구조로 작성하라고 합니다. 즉, 가장 일반적인 내용으로 시작해서 점점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서술하라는 것이죠. 제가 경험해보니 더 쉽게 얘기하면, Intro는 밑밥 까는 부분입니다. 즉, 내가 이러 이러한 연구를 했는데 뒤에 나올 얘기들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할 배경 지식이나 내 연구가 이러 이러해서 중요하다 라고 강조하기 위해 필요한 기존 선행 연구들로 밑밥을 까는 부분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가장 큰 물줄기에서 시작해서 내가 얘기하고자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이행 시키는 글을 쓰면 좋습니다.
- Method: 이 부분은 거의 공식과 같습니다. 남들이 한 비슷한 연구의 Method 부분을 참고하여 조금만 수정하면 제일 쉽게 쓸 수 있습니다.
- Result: 가장 중요한 내용,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을 위주로 큰 그림을 그리고, 판을 짜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나의 결과를 더 효과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을까, 다른 좋은 논문들은 어떻게 결과를 display 했을까를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Table과 Figure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Table과 Figure를 만드는 법은 위의 박용근 교수님 강의에 잘 나와 있습니다.)
- Discussion: Dicussion 부분도 역시 작성하는 큰 공식이 있는데, 저는 크게 나의 연구 결과가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내용, Result 결과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해석에 대한 내용, 연구의 한계점, 추후 필요한 연구 또는 연구가 시사하는 바 등등에 대해서 작성하다 보면 어느 정도 형태가 잡히는 것 같습니다.
- Abstract: 논문의 얼굴 마담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abstract만 보고, 본문을 자세하게 보지 않기 때문에, 외모와 마찬가지 역할을 합니다. 예선을 통과해야 본선에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혼을 다 받쳐 작성합니다. 실제로도 퇴고를 제일 많이 하는 부분이고, 250~300자 내에 연구 내용을 모두 담아야 하기 때문에 제일 쓰기 쉬우면서도 제일 어렵습니다.
- Cover Letter: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원래는 교신 저자 (Corresponding Author)가 작성해서 Submission 때 내는 것이 맞는데, 전공의 때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너가 대충 알아서 써서 내라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구글링으로 포맷만 따와서 작성해서 냈었는데, Cover Letter는 정말 중요합니다.. 중요한 이유는 아래에.
- Editor와 Reviewer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어쨌거나 학술 논문은 저널의 편집인인 Editor가 본인들의 저널의 입맛에 맞다고 생각되는 논문을 선택하고, Reviewer의 평가를 통과해야 최종적으로 Accept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어떻게 보면 아무리 논문을 잘 쓰고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어도 Editor가 원하는 소재가 아니면 평가 조차 받을 수 없습니다. (Desk Reject…) 그런 점에서 Cover Letter는 나의 논문은 이러 이러한 연구 소재를 담고 있어서 너희 저널에 실을만한 가치가 있으니, 한번 평가해주지 않으련? 하고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를 넘어야 리뷰어들에게 논문을 학술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번 리뷰를 받아보면, 리뷰어들의 실력도 제각각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즉 말도 안되는 딴지를 거는 사람도 있고, 정말 도움이 되는 코멘트를 남겨주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 부분은 운의 요소도 많이 작용합니다. 어쨌거나 논문을 쓸 때는 리뷰어들의 예상 딴지를 최대한 미리 생각하고 이를 방어할 요소들을 미리 미리 심어둡니다. 논문을 다 쓰고 난 다음에는 리뷰어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미리 가상 리뷰를 해보면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