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BRIC에서 아래와 같은 글을 봤다. 병원에서 임상 진료에 참여하다가, 기초학 교실에서 다시 PhD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양쪽 말 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사실 처음에 MD로 실험실에 들어오게 되면서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대부분 포닥 선생님들의 텃세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파이펫도 제대로 못 잡는게 MD라고 얼마나 같잖을까 싶을테고, MD는 MD 나름대로 자존심을 세우면 사이가 안좋아질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MD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왜 그러한 배경이 생겨났는지 이제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사실 지난 2년간 많은 임상과와 공동 연구를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데, BRIC의 글 처럼 단순히 sample만 제공하고 논문 언제 나오냐며 논문 나오면 authorship 얼마 얼마 달라 하는 임상과도 있고, 실제로 연구 미팅에 참여하면서 임상적 경험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같이 잘 진행해보려고 노력하는 부류도 있다.
MD가 실제로 sample 모으는 것이 정말 힘들고 쉽지 않은 일인 것도 맞고, PhD의 입장에서는 MD가 그런 sample을 쥐고 있다고 논문 쓰는데 공헌도 별로 없는데 갑질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최종적인 연구의 질과 논문이 좋으려면, 양쪽이 모두 노력해야하는 게 맞다. Sample만 주고 입벌리고 있으면, 기초학 하는 쪽에서 아무리 날고 기어도 좋은 논문을 쓰기 어렵고, 그럴 것이면 공동 연구를 하느니만 못하다. 위와 같은 글이 올라오게 된 건, 아마 전자의 저런 임상과와 중개 연구를 하면서 저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사실 나도 저런 마인드의 임상과랑 같이 연구하면 동일한 생각이 들때가 많다..
반대로 후자처럼 양쪽이 함께 노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더 좋은 양질의 연구가 될 수 있고,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MD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연구에 대한 insight와 field의 경험을 PhD에게 잘 전달해줘야하고, PhD는 그러한 concept을 실험적으로 잘 설계하고 수행해야한다.
사실 공동 연구라는 것도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함께 잘 나아가자 라는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글이 나오게 된 것도 너도 나도 중개 협력 연구를 한다니까 무작정 일단 해보자는데서 나오는 잡음들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어차피 연구라는 영역은 혼자 독불장군처럼 잘났다고 잘할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사실 아직 많은 연구 현장이 저런 것도 맞지만,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조금씩 손해본다는 생각으로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