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약물 유전학이 왜 정밀 의료의 실현에 중요한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포스팅했습니다. 오늘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약물 유전체 정보에 근거하여 실제 임상 진료 시 약물의 처방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는 CPIC (Clinical Pharmacogenetic Implementation Consortium) Guideline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포스팅 보기 -> 약물 유전학은 왜 정밀의료에서 중요한가?
CPIC 홈페이지 방문하기 -> CPIC 홈페이지
CPIC 가이드 라인 및 중요도 구분
CPIC 가이드 라인은 약물과 관련 유전자 쌍 (Gene-Drug pair)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실제 임상 적용에 대한 중요도를 Level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이러한 중요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 Is there prescribing actionability?
- What is the severity of the clinical consequences (adverse effects, lack of response) if genetics are not used to inform prescribing?
- Is the gene already subject to other CPIC guidelines?
- Is there an available genetic test for that gene?
- How commonly used are the affected drugs?
- How common are the high-risk genetic variants?
- Is there mention of genetic testing in drug labelling?
- Are there pharmacogenetically-based prescribing recommendations from professional organizations or others?
즉, 실제 처방에 활용할 수 있는 용이성과 그 임상적 중요도를 바탕으로 하여, 아래 표와 같이 4가지 레벨 A, B, C, D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CPIC 홈페이지는 작성일자 기준 352개의 약물-유전자 쌍에 대한 CPIC level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도가 높은 A로 분류된 약물-유전자 쌍에 대해서는 실제 임상 가이드 라인이 출판되거나, 진행 되는 중입니다. 또한, CPIC 에서는 Level A 및 B로 구분된 약물-유전자 쌍에 대해서는 실제 유전형에 따라 다르게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CPIC 가이드 라인의 실제 적용 예
다음으로 CPIC 가이드 라인의 실제적인 예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면역 억제제로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Tacrolimus와 CYP3A5 유전자에 대한 지침을 살펴보겠습니다. CPIC은 우선적으로 CYP3A5 유전자에 대한 유전형을 검사하여, 실제 약물 대사 표현형을 3개의 단계로 구분하고, 각 표현형에 따라 서로 다른 약물 농도를 처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CPIC 가이드 라인의 한계 및 나아가야 할 방향
마지막으로 CPIC 가이드 라인의 한계 및 앞으로 정밀 의료의 측면에서 보완해야할 내용을 짚어보고 포스팅을 마치고자 합니다. 위의 실제 예를 살펴보면, 임상 지침이 상당히 간단(?)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는 우리가 흔히 꿈꾸고 있는 정밀 의료의 모습과는 상당히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이 분야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저런 간단한 유전형에 따른 약물 처방 지침 조차도 현재까지는 19개의 약물 유전자 쌍에 대해서만 출판이 된 상태입니다. 즉 아직도 많은 약물 반응과 유전 정보와의 관계가 불명확하거나, 근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또한 이러한 임상 지침은 흔한 변이에 근거하여 축적된 관찰에 근거하기 때문에, 매우 드문 변이 (Rare variant)를 갖는 환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합니다. 또한 표현형의 구분이 3~4개의 카테고리로 매운 단순하기 때문에 같은 표현형 내에서도 여전히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더 세밀한 구분과 관련 지침 수립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수많은 약물과 유전형과의 추가적인 연구와 덧붙여, 기존에 알려진 약물-유전형에 대한 가이드 라인도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위의 임상 지침은 미국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약물 반응은 인종별로도 차이가 크게 다르며, 따라서 위의 임상 근거 및 처방 용량이 한국인에서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의 정밀 의료를 위해서는 인종별 약물 반응에 대한, 각 지역별 근거도 함께 수립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인 맞춤 진료 지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실제 유전 정보를 이용하여 약물 반응을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약물 반응이라는 형질 또는 표현형이 단순히 한 두가지 유전자의 조합으로만 쉽게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많은 연구자들은 정밀 의료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