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유전체 정밀의료의 실현, F-CAP 프로젝트

오늘은 어제 소개해드렸던 PGRN (Pharmacogenomic Research Network)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F-CAP(Functionalization of Variants in Clinical Actionable Pharmacogenes)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최근 유전자 시퀀싱 기술의 발달로 개인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는 SNV (Single Nucleotide Variant)를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실 전체 염기서열에 비하면, SNV의 비율을 매우 적은 편이긴 합니다만,) 약물 대사에 관여되는 단백질을 coding 하는 유전자의 변이가 결국 약물의 농도나 반응, 부작용 등에 관여하는 것이 밝혀지면서 약물 유전체학의 연구는 이쪽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약물 대사 관련 유전자들을 한번에 검사 가능한 NGS 패널도 개발되면서, 많은 변이들을 한번에 찾아낼 수 있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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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P 프로젝트] 개인별 약물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개인별로 발견된 변이가 약물 유전자에 어떤 기능적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알아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가능한 변이에 대한 기능적 변화를 측정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가 점점 쌓이면서, 해석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즉 이전에 보고되지 않은 많은 변이들이 발견되었는데, 이게 약물 대사 효소의 기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이전에 보고된 논문에서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던 변이들은 어느 정도 그 효과를 예상할 수 있었지만, 처음 발견되는 변이들이 너무 많다보니 변이의 효과를 제대로 예측하기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F-CAP 프로젝트는 약물 유전자에 가능한 모든 단백질의 변이들에 대해서 그 기능적 변화를 측정하여,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었을 때도 그 효과를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예측할 수 있게 되니까요. 일종의 유전자 지도에 상응하는 기능적 지도를 만들고자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죠. 사실 이것은 정밀 의료의 실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PGRN에서는 우선적으로 약물 대사에 중요한 유전자들에 대해서 이러한 시도를 시작했지만, 더 나아가 인간의 유전자 염기 서열 지도처럼, 결국은 모든 유전자들에 대해서 이러한 기능적 지도가 있어야 정밀 의료가 가능하다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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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P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5가지 단계로 기획되어 있습니다.

  1. Target Gene Prioritization: 약물 대사와 유전자 관계가 명확하며, 임상적 의의가 큰 CPIC Level A 약물-유전자 쌍에 대해, 우선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Large-Scale Functional Assays: 모든 유전자 변이에 대해서 기능 검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매우 큰 스케일의 검사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시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3. Variant Impact Score Calculation: 위에서 측정한 검사 결과를 토대로, 변이가 실제 정상에 비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를 표준화된 score로 계산해냅니다.
  4. Impact Score Validation: 이렇게 얻어낸 스코어를 통해 예측한 결과가 실제 임상 데이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를 검증합니다.
  5. Data dissemination: 유전자 변이와 스코어를 하나의 커다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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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현재, CPIC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Level A (유전자와 약물 반응 간의 관계가 분명하게 입증된 수준) 유전자와 약물 쌍입니다.

한 가지 더 부연 설명을 추가하면, 2017년 3월 현재 CPIC 가이드 라인에서 유전자와 약물 대사 간의 명확한 관계가 입증된 쌍은 위의 16쌍이며, 계속적으로 추가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약물 대사의 많은 부분은 Cytochrome P450이 관여하기 때문에, CYP 관련 유전자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F-CAP 프로젝트의 1단계는 CYP 관련 유전자에 대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모든 변이의 기능 변화를 측정하는가 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F-CAP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며, 아마 조만간 관련 논문이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약물 유전자 기능 지도가 완성되면, NGS 검사를 통한 개인의 변이 검사 및 이를 임상에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기대가 됩니다. 또한 정밀 의료 실현의 측면에서도 약물 유전자 뿐 아니라 여러 질병 유전자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많은 유전자-형질 및 기능 관계가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다음 번 포스팅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연구가 진행된 사례와 그 연구 방법론에 대해서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문헌]

Bush, William S., et al. “Genetic variation among 82 pharmacogenes: The PGRNseq data from the eMERGE network.” Clinical Pharmacology & Therapeutics 100.2 (2016): 160-169.

http://www.pgrn.org/functional-pharmacogenes.html

약물유전체학 연구 네트워크: PGRN

오늘은 약물 유전학 분야에서 정밀 의료 실현을 위해 연구와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약물유전체학 연구 네트워크 (Pharmacogenomic Research Network; PGRN)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 연구 네트워크를 소개하는 이유에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제가 현재 약물 유전체학을 공부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당장 정밀 의료의 실현을 위한 최전선에서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PGRN에 포함되어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자가 거의 없고, 정밀 의료 실현을 위한 약물 유전체학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외국에 비해서 관심이 너무 적기에, 우리나라에서 많은 관심과 연구가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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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N 홈페이지] 약물 유전체학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서로 연구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일으켜 정밀의료의 실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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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N의 identity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 가져왔습니다. 약물의 치료 효과와 부작용과 관련된 유전적 차이 (genomic variation)를 연구하여 정밀 의료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연구자 네트워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이 연구자 네트워크에 단순히 약물 유전체 전공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을 포용하고 서로 연구에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 입니다. 또한 연구자들 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 구축된 네트워크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 것도 부러운 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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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는 PGRN 주도로 진행되었던 또는 진행되고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구축된 연구 Resource들입니다. 단순히 하나의 연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구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실제로 적용하는데까지 필요한 모든 하나 하나의 세부 단계들을 생각하고 구축해가고 있다는 점이 정말로 부러운 점입니다. 사실 정밀 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 결과도 중요하지만, 연구 결과를 통해 도출한 지식들은 잘 엮고 실제 임상 환경이나 사회에 적용하기 까지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데, PGRN의 연구자들은 이 점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 세부적인 프로젝트 소개나 구성원, 약물 유전체 데이터 베이스 등 소개해야할 내용이 많지만, 이번 글은 간단히 PGRN을 소개하는 것에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연구자들 부터 일반 대중까지 정밀 의료 실현을 위한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라며, 오늘 글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