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젝에 대처하는 마음가짐: How to deal with paper rejection

최근에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 많다보니, 블로그 업데이트는 제일 먼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Reject 메일을 받아서, 안그래도 한번 쓰고자 했던 내용인 대학원 생활 중 가졌으면 하는 리젝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논문을 내고 Rejection mail을 받는 것은 모든 연구자들의 숙명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밥먹듯이 하는 일). 지금은 이러한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리젝을 당하는 경험 자체가 썩 기분 좋은 일을 아닐 겁니다. 특히나 매우 공들였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저널로 부터 받는 Rejection 메일이라면, 더더욱 멘탈에 금이 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관련 포스팅 보기]

Basic mind-set

기억을 돌이켜, 전공의 시절 엄청 수고를 들였던 논문이 기대했던 저널로부터 리젝을 받았을 때의 정신적 충격은 생각 외로 컸습니다. 특히나 3개월 이상 걸렸던 긴 리뷰 시간과 납득하기 어려운 게제 거절 사유를 접했을 때의 분노, 충격, 우울감이란.. 지금 돌이켜보면 참 별 것 아니었는데, 당시에는 거의 한달 가까이 삶과 사람의 몰골이 피폐해졌던 같습니다. (마치 짝사랑하던 사람에게 차인 정도의 정신적 데미지랄까요) 다음은 리젝을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제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마음 가짐입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저는 언제쯤 리젝 메일에 아무런 흔들림이 없을 수 있을까요?ㅎㅎㅎ 아직 수양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 단 한번도 리젝을 받지 않은 논문은 제대로 된 논문이 아니다: 리젝은 연구에 대한 일종의 Quality Control (검수 과정)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피할 수 없을을 인정해야합니다.
  • 모든 리젝에는 이유가 있다: 비록 내가 감정적으로 납득이 어렵다 하더라도, 모든 리젝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정 기간 쿨 다운 후 내가 리젝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찬찬히 따져보는 게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더 나은 논문을 위해서, 다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은 셈이니까요.
  • 한번의 억셉을 위해서 적어도 3~4번, 많게는 10번까지도 리젝을 적립(?)해야 한다: 이번 리젝이 한번의 억셉을 위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렇게 또 하나의 리젝을 적립했구나 생각하면 좀 마음이 편합니다.

What to Do When Your Paper Is Rejected

Journal of Graduate Medical Education이라는 저널도 있군요. 다음은 아래의 참고 문헌에서 말하는 리젝을 받았을 때, 무엇을 하면 좋은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조하세요.

  • Take Your Pulse
  • Reading the Rejection Letter
  • Following the Author Instructions
  • Matching Paper to Journal
  • Obtaining Additional Data or Reanalyzing Existing Data
  • Resubmitting to the Same Journal or a New Journal

How to deal with paper rejection

마지막으로 아래는 제가 추가로 생각하는 리젝의 경험을 기회로 살려 활용하기 위한 몇가지 개인적인 팁 입니다.

  • Cooling-down phase: 잠시 동안 리젝 메일을 멀리하고, 다른 일들에 집중합니다. 운동과 산책, 쇼핑이나 게임 등 스스로 환기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하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힙니다. Resilience 가 좋다면 하루 이틀 정도, 데미지가 크다면 1~2주 정도 또는 그 이상의 기간도 좋습니다. (사실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일을 하면서 쿨텀이 차게 됩니다.)
  • 저 단계를 벗어났다면, 리젝 메일을 읽어보고, 객관적으로 제 3자가 나의 논문을 어떻게 판단하였는지 분석합니다. 너무 논문의 목표를 높게 잡은 것은 아닌지 (Desk Reject), 다른 사람이 보기에 내가 부족했던 내용은 무엇인지 (리뷰 후 리젝), 이러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나의 논문을 어떻게 개선 시킬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합니다. 만약 개선이 가능한 부분 (추가 실험 또는 데이터, 논문의 서술 등)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 타겟 저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기: 데스크 리젝이 되는 경우에는 나의 논문이 해당 저널에서 관심이 없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해당 주제에 대해서 흥미를 가질 만한 다른 저널들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 다시 전략을 수립합니다.

[References]

Sullivan, Gail M. “What to do when your paper is rejected.” (2015): 1-3.

Three ways to turn the page after your first paper rejection

대학원 생활과 번아웃 증후군 (Burn Out syndrome)

졸업 논문을 마무리하면서, 저의 대학원 생활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동시에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아져서 블로그 업데이트를 하지 못했는데, 대학원 생활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심리적으로 제일 중요했던 대학원 생활과 번아웃 증후군 (Burn out syndrome)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저에게 번아웃은 전일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고 2년차 정도에 찾아온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일을 잘한다며 점점 더 많은 일들을 맡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의욕에 불타올라서 일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어느 순간 한계가 왔던 것이지요. 주위의 사례들을 보니 대학원생들 중에 비슷한 고민과 경험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낮과 밤, 평일과 주말의 구분 없이 연구실로 출근해서 논문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서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 하는 것이지요. 한국인들의 근면 성실함과 더불어 목표지향적인 사람이 이런 경우가 더 흔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노력해서 만족할 만한 성취를 이루면 참 좋겠습니다만, 모든 것들이 마음먹은 것 처럼 가지는 않더군요. 특히나, 연구라는 장기적인 마라톤 경기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전력 질주는 결국 탈진 상태에 도달하게 만듭니다. 아래 그림은 번아웃에 빠지는 악순환의 고리 (Vicious cycle)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Myths That Create the Grad School Burnout Cycle

  • Myth #1: More Hours at Work Leads to More Progress
  • Myth #2: My work needs to be perfect
  • Myth #3: I am great at multitasking
  • Myth #4: I need to abuse my body to get work done
  • Myth #5: My thesis has to be groundbreaking

박사 과정 2년차 쯤, 당시 번아웃으로 가장 힘들때를 돌이켜보니 저 위의 모든 내용들이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느낌과 성과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완벽 주의,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너무나 많은 일들. 힘들고 고될수록 잘하고 있는 것이라는 무지. 이후에, 다행히 인생의 선배로 부터 조언을 듣고 난 이후에, 이후에 많은 일들을 내려 놓고, 동시에 운동과 레져 생활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번 아웃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How to Break (or Prevent)  The Grad School Burnout Cycle

  • Tip #1:  Structure your day so that it includes frequent breaks away from your work
  • Tip #2: Give yourself permission to make mistakes
  • Tip #3 Set up your daily structure so that you minimize the necessity to multitask
  • Tip #4: Nurture your mind and body unconditionally
  • Tip #5: Reach out for support to help you keep your thesis on track

대학원 생활은 최소 4~5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는 마라톤과 같은 경기 이기 때문에,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 진행하는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즉, 휴식과 일의 최대 효율을 찾아서 지속 가능성을 찾아 가는 것이지요. 휴식하는 시간도 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번아웃을 경험한 이후에 저는 하루에 한시간 이상은 꼭 운동을 하면서 긴장을 풀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노련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술 또한 대학원 생활 동안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많은 대학원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Reference]

‘의사-과학자 (Physician-Scientist)로 살아가기’에 대한 생각

박사 학위 마무리 및 개인사 등 다양한 일이 겹치면서, 블로그 활동에 조금 소홀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BRIC을 보다가 사가리우스 님이 의사-과학자 (Physician-Scientist) 진로에 대해 정리한 글을 보게 되었고, BRIC에서도 종종 관련 진로를 고민하는 분들의 진로 상담 글들을 보고, 연재 글에서 다루지 않았던 의사-과학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저의 생각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BRIC [의사과학자 되기] 연재 글 보러 가기>

관련 포스팅 보기>

중개연구 MD와 PhD의 관계에 관한 생각

진단검사의학과 소개

Bio-MD-Degrees

우선, ‘의사-과학자 (Physician-Scientist)‘라는 단어 자체가 참 생소합니다. 의사-과학자는 의사인걸까요? 과학자인걸까요? 우선 위키피디아의 설명을 보면, 아래와 같이 쓰여있습니다.

A physician-scientist is a holder of a degree in medicine and science who invests significant time and professional effort in scientific research and spends correspondingly less time in direct clinical practice compared to other physicians.

즉, 의사-과학자는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지만 (=의대 교육을 수료하고), 임상 진료보다는 연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사실 주위에 많은 의사-과학자의 진로를 겪으신 분들의 이야기와 모습을 보면서, 이 진로에 대한 만족도는 의사-과학자에 대한 스스로의 Identity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원래부터 과학자를 꿈꾸었던 사람에게 의사-과학자는 꽤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임상 환자를 보는 ‘의사’가 더 적성인 사람들에게 의사-과학자 과정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고, 임상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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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과학자의 진로] Reference의 JCI Insight 기고글에서 발췌,  PSTP: physician-scientist training program; RiR: research in residency.
저의 경우를 간단히 얘기하면, 어릴적부터 항상 꿈이 과학자였고, 과학고에서 의대에 진학했지만, 의대에 입학하면서 단 한번도 환자를 보는 임상 의사에 대한 생각이 없었습니다. 의학을 공부하고 배워서 관련 연구를 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현재의 진로를 선택한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의사-과학자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장점

  • 환자에게 바로 바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
  • 중개 연구 (Translational medicine)를 진행하면서 의료진 (의사, 간호사 등)과 연구진 (실험실 연구원, 장비 업체 전문가 등) 사이에 중요한 징검다리 (Field Player)로의 역할이 가능하다.
  • 연구를 위한 임상 샘플 및 데이터에 접근이 용이하고, 실험의 디자인부터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 환자를 보는데서 오는 많은 스트레스와 위협이 없다.

단점

  • 오랜 트레이닝 기간과 그에 따른 기회 비용
  • PhD 출신 연구자들보다 연구를 더 잘하는 것도 아니고, MD 출신 의사보다 진료를 더 잘보는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케이스가 되기 쉽다…
  • 수련 과정이 정신적으로 고달프고 힘들고…  대우나 금전적 보상이 상대적으로 적다.
  • MD/PhD 타이틀만 따는 훨씬 쉬운 방법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전에 갔던 워크샵에서 생화학과 교수님께서, 의사-과학자를 꿈꾸는 여러분들은 헌신(Devotion)의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어떻게 보면 이 말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의사-과학자 과정을 거친 대부분은 다시 임상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의대를 다녀보니 진료를 보는 것이 적성이 아니거나, 연구 자체가 흥미가 있는 사람에게 의사-과학자는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글링을 하다 보니, 잘 정리된 PDF 파일이 있어서 첨부합니다.

All About MD‐PhD Programs: Who, What, Where, When, Why? Peter Kundert, Joe Cannova

 

[References]

Williams, Christopher S., et al. “Training the physician-scientist: views from program directors and aspiring young investigators.” JCI insight 3.23 (2018).